
석회성건염 (갑작스러운 통증, 극상건, 체외충격파)
제 친구가 평소처럼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어깨를 움켜쥐고 신음소리를 냈습니다. 처음엔 단순 근육통인 줄 알았는데, 병원에서 받은 진단명은 석회성건염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병명을 처음 들었을 때 '석회가 힘줄에 생긴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 친구처럼 아무 외상 없이 갑자기 극심한 어깨 통증을 겪는다면, 석회성건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질환은 30대 이상 중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며, 특히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납니다.
외상 없이 찾아온 극심한 통증의 정체
석회성건염은 칼슘 퇴적물이 힘줄에 쌓이면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여기서 칼슘 퇴적물이란 우리 몸의 칼슘 성분이 비정상적으로 힘줄 조직에 침착되어 단단하게 굳어진 덩어리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뼈가 아닌 힘줄에 돌처럼 딱딱한 석회 덩어리가 생기는 겁니다.
우리 몸 어디든 힘줄이 있는 곳이면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어깨 관절의 극상건에서 나타납니다. 극상건(supraspinatus tendon)은 어깨를 움직이는 네 개의 회전근개 힘줄 중 하나로,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제 친구도 정확히 이 부위에 석회가 생겼다고 했습니다.
현재까지 석회성건염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힘줄의 퇴행성 변화나 미세 혈류 감소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출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제 친구는 평소 운동을 꾸준히 했던 사람이었기에 "왜 하필 나한테?"라며 억울해했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이 질환을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직접 목격했습니다.
석회화 단계별로 다른 통증의 강도
석회성건염은 전석회화시기, 석회화시기, 후석회화시기 총 3단계로 진행됩니다. 여기서 석회화시기란 실제로 칼슘이 힘줄에 침착되어 굳어지는 단계를 말하며, 이 시기는 다시 형성기, 휴지기, 흡수기로 나뉩니다. 특히 석회화 단계의 흡수기에 통증이 가장 극심하게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석회 덩어리를 이물질로 인식하고 제거하려 들면서 심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건 모든 석회성건염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X-ray 검사에서 석회 침착이 발견되어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친구의 경우 새벽에 갑자기 어깨 통증으로 잠에서 깰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통증이 있는 경우에도 그 원인이 석회 자체보다는 동반된 충돌증후군이나 유착성 관절낭염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듣고 X-ray 검사를 통해 석회 침착을 확인하면 됩니다. 중년 이후 환자가 외상 없이 갑자기 극심한 어깨 통증을 호소한다면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동반 질환을 감별하거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 MRI 같은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국내 어깨 질환 환자의 약 10% 정도가 석회성건염으로 진단받는다는 통계도 있습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석회 제거가 아닌 증상 완화가 목표
일반적으로 석회는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석회성건염 치료의 핵심은 석회를 없애는 게 아니라 증상을 완화하는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이 환자들이 가장 혼동하는 지점입니다. 제 친구도 "석회를 빼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지만, 의사는 "일단 통증부터 잡자"고 했다더군요.
초기 치료는 다음과 같은 보존적 방법으로 시작합니다.
- 물리치료와 스트레칭을 통한 어깨 가동범위 유지
- 소염진통제 등 약물치료로 염증과 통증 감소
- 충분한 휴식과 통증 유발 동작 회피
대부분의 환자는 이러한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됩니다. 하지만 통증이 극심하고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때는 스테로이드 주사나 체외충격파 시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체외충격파(ESWT, Extracorporeal Shock Wave Therapy)란 체외에서 고에너지 충격파를 병변 부위에 집중시켜 석회를 잘게 부수고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비수술적 치료법입니다.
제 친구는 결국 체외충격파 치료를 3회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운동으로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버텼는데, 밤마다 통증 때문에 잠을 못 자니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시술 후 2주쯤 지나니 통증이 확실히 줄어들었고, 한 달 뒤에는 팔을 들어 올리는 게 훨씬 수월해졌다더군요.
비수술적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극소수의 경우,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관절경(arthroscopy)이란 직경 5mm 정도의 가느다란 내시경을 관절 내부에 삽입하여 병변을 직접 보면서 치료하는 최소침습 수술 방법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수술까지 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중요한 건 치료 과정에서 꾸준한 스트레칭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통증 때문에 어깨를 안 움직이다 보면 유착성 관절낭염, 흔히 말하는 오십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 친구도 처음엔 아파서 팔을 거의 안 움직였는데, 의사가 "아프더라도 조금씩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더군요. 실제로 매일 스트레칭을 하니 어깨 가동범위가 점점 늘어났고, 이게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석회성건염은 예방법이 명확하지 않은 질환입니다. 식이요법으로 칼슘 섭취를 줄인다고 해서 예방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평소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예비 운동을 통해 어깨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대한 생기지 않는 편이 좋지만, 정확한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만큼 일단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이 생겼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최선입니다.
석회를 없애는 게 아니라 통증을 관리하고 어깨 가동범위를 유지하는 게 핵심이라는 걸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제 친구처럼 처음엔 고통스럽더라도 꾸준히 스트레칭하고 의사 지시를 따르면 충분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혼자 버티지 마시고 전문의와 상의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snuh.org/health/nMedInfo/nView.do?medid=AA00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