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목 저림 증상 (수근관증후군, 원인, 치료법)
저도 출산 전후로 손목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선배 엄마들이 손목 보호대를 꼭 하라고 해도 이해가 안 됐는데, 막상 아기를 안고 수유하고 기저귀 갈다 보니 손목이 찌릿찌릿하더군요. 조리원에서 촛농 찜질 기계를 보고 다들 하니까 따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별생각 없었는데 퇴소 후 집에서 생활하면서 통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괜찮을 땐 신경도 안 쓰다가, 한번 아프기 시작하면 병뚜껑 하나 따는 것도 버거울 정도로 번거로웠습니다.
손목 저림의 정체, 수근관증후군이란
손목이 저리면 흔히 혈액순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말초신경 압박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중에서도 수근관증후군(손목굴 증후군, carpal tunnel syndrome)이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수근관이란 손목 안쪽에 위치한 좁은 통로로, 여기를 통해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과 정중신경(median nerve)이 지나갑니다. 여기서 정중신경이란 엄지·검지·중지·약지 절반의 감각과 엄지손가락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을 의미합니다. 이 신경이 손목 부위에서 눌리면 손 전체가 저린 듯한 느낌이 들고, 특히 한밤중에 저려서 잠을 깨는 증상이 특징적입니다.
제 경험상 이 증상은 강도가 들쭉날쭉합니다. 아플 때는 정형외과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으면 한동안 괜찮아지는데, 생활하다 보면 또 아프기를 반복했습니다. 2016년 Padua 연구에 따르면 임산부는 부종과 호르몬 변화로 수근관 내 압력이 일시적으로 증가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출산 후에도 아기를 안고 수유하는 자세, 기저귀 가는 동작 등이 손목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기 때문에 증상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수근관증후군은 손목을 과도하게 굽히거나 펴는 동작을 반복할 때, 또는 손목이 고정된 자세로 장시간 작업할 때 악화됩니다. 컴퓨터 작업이 많은 사무직, 악기 연주자, 목수, 운전기사 등 특정 직업군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뇨병, 비만,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 전신 질환이 있을 때도 발병 위험이 증가합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자가진단 방법으로는 손목 굴곡 검사(팔렌 검사, Phalen's test)가 있습니다. 손등을 마주 대고 손목을 90도로 굽혀 1분간 유지했을 때 손가락이 저려 오면 수근관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 자세를 취하면 30초도 안 돼서 손가락 끝이 찌릿해지더군요. 또 다른 방법은 신경 타진 검사(틴넬 징후, Tinel's sign)인데, 손목 안쪽 정중신경이 지나는 부위를 가볍게 두드렸을 때 손가락으로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 들면 양성입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신경전도 검사(nerve conduction study)와 근전도 검사(electromyography)를 시행합니다. 이 검사는 정중신경의 전기 신호 전달 속도와 근육 반응을 측정해 신경 손상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합니다. 검사 시 침 전극을 사용하기 때문에 약간의 통증이 있지만, 특별한 후유증은 없습니다. 저도 검사받을 때 따끔한 정도였고, 결과지를 보니 한쪽 손만 아팠는데 양손 모두 이상 소견이 나왔습니다.
치료 방법과 실생활 대처법
수근관증후군 치료는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뉩니다. 증상이 경미하고 엄지 두덩(무지구, thenar eminence) 근육 위축이 없으면 먼저 비수술적 방법을 시도합니다. 여기서 엄지 두덩이란 엄지손가락 아래 손바닥에 볼록 튀어나온 근육 부위를 말하며, 이 부분이 납작해졌다면 신경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입니다.
보존적 치료의 첫 번째는 휴식입니다.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손목이 굽혀진 자세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초기에는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저도 마우스 사용할 때 손목 쿠션을 받쳐두고, 키보드 칠 때 손목 높이를 맞춰주니 한동안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손목을 아예 안 쓸 수는 없습니다. 저는 며칠에 한 번씩 손목 보호대(splint)를 착용하는데, 착용한 날엔 마음 편히 손을 쓸 수 있지만 벗고 나면 다시 찌릿할 때가 많습니다.
경구 약물 치료로는 소염 진통제(NSAIDs)와 신경 재생을 돕는 비타민B 복합제가 처방됩니다. 수근관 내 힘줄을 둘러싼 막에 염증(건초염, tenosynovitis)이 있을 때 소염 진통제가 효과적입니다. 저도 통증이 심할 땐 약을 먹으면서 물리치료를 병행했는데, 2주 정도 지나니 증상이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주사 요법도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수근관 내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아 염증과 부종을 빠르게 줄이는 방법인데, 4
6주 간격으로 2
3회만 시도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일시적으로 발생한 경우나 통증은 심한데 신경 손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 효과적입니다. 다만 증상 완화가 일시적이고 재발률이 높다는 점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해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엄지 두덩 근육이 위축되었거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릴 정도로 손의 힘이 약해졌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수술은 손바닥을 절개해 횡수근 인대(transverse carpal ligament)를 절개하여 정중신경 압박을 풀어주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최소 절개법이나 내시경 수술로 2~3cm 정도만 절개해 흉터를 최소화하고 회복 기간을 단축하고 있습니다.
실생활에서 도움이 되는 자가 관리법도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해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 손목을 천천히 손등 쪽으로 젖혔다가 손바닥 쪽으로 구부리는 동작을 10회 반복
- 손가락을 쫙 펴서 5초간 유지한 뒤 주먹을 꽉 쥐었다가 천천히 푸는 동작을 10회 반복
- 깍지를 끼고 팔을 앞으로 쭉 뻗어 손목과 손가락 전체를 스트레칭
저는 통증이 심할 때 이 동작들을 자주 했는데, 확실히 뻐근한 느낌이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운동 중 통증이 오히려 심해지면 즉시 중단하고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손목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병뚜껑 하나 따는 것도 손목을 써야 하는데 어떻게 안 쓸 수 있겠습니까. 저는 보호대를 착용하면서 조심조심 생활하고, 아플 땐 미루지 말고 병원에 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기에 잡지 않으면 나중에 수술까지 가야 하니까요. 특히 한밤중에 손이 저려서 잠을 깨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저처럼 몇 년을 질질 끌면 치료 기간도 길어지고,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도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