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아쇠수지 증상 (굴곡건 염증, 손가락 통증, 치료법)
솔직히 저는 골프를 처음 배우면서 손가락에 이상한 증상이 생길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손가락을 접거나 펼 때마다 딱딱 소리가 나면서 힘을 주기가 어려웠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느낌이 아니라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형외과에 가보니 방아쇠수지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이게 생각보다 흔한 질환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골프채 잡다가 생긴 굴곡건 염증, 방아쇠수지란
방아쇠수지는 손가락 내부에 있는 굴곡건(flexor tendon)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굴곡건이란 손가락을 구부릴 때 사용하는 힘줄 조직으로, 이 힘줄이 손바닥 쪽 건막(tendon sheath)을 통과하면서 움직임을 만들어냅니다. 이 힘줄과 건막 사이에 염증이 생기면 손가락을 펼 때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걸렸다가 튕기듯 펴지는 증상이 나타나서 '방아쇠수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출처: 서울아산병원).
제 경우엔 골프채를 잡을 때 손가락에 힘을 빼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과도하게 힘이 들어갔던 게 문제였습니다. 드릴처럼 반복적으로 진동하는 기계를 다루거나 운전대를 오래 잡는 직업을 가진 분들에게도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결국 손가락을 긴장 상태로 오래 사용하면 힘줄에 무리가 간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40세 이상 성인에게 많이 나타나며, 주로 3번째와 4번째 손가락에서 증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손바닥과 손가락이 연결되는 손가락 중수지관절(MCP joint) 부위에 통증이 생기고, 심하면 그 부위가 붓기도 합니다. 여기서 중수지관절이란 손바닥뼈와 손가락뼈가 만나는 첫 번째 관절을 의미하는데, 이 부분을 손으로 눌러보면 딱딱한 덩어리 같은 게 만져지기도 합니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손가락이 구부러진 상태로 고정되어 펴는 게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흥미로운 건 보통 아침에 증상이 심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조금 나아진다는 점인데, 이는 수면 중 손가락이 구부러진 자세로 오래 있다가 아침에 갑자기 펴려고 하면서 염증 부위에 더 큰 자극이 가기 때문입니다.
체외충격파와 물리치료로 버텼던 3개월
정형외과에서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지금 상태로는 수술까지는 안 가도 되지만, 골프를 계속하면 악화될 수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당장 골프를 완전히 그만두는 게 수술보다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안 그래도 손목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손가락까지 말썽을 부리니 더는 버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치료 방법은 증상 정도에 따라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뉩니다. 제가 받은 건 비수술적 치료였는데,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있습니다.
- 손가락 안정: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손가락을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쉬게 하며, 밤에는 보조기를 착용해 손가락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고정합니다
- 약물 및 물리치료: 소염진통제 복용과 함께 체외충격파치료(ESWT)나 초음파 치료 등을 병행합니다
- 스테로이드 주사: 위 방법으로도 증상이 계속되면 염증 부위에 직접 스테로이드를 주사하여 염증을 가라앉힙니다
저는 체외충격파 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했습니다. 체외충격파란 몸 밖에서 충격파를 가해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돕고 염증을 줄이는 치료법인데, 처음엔 좀 아팠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손가락이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치료받아보니 스테로이드 주사는 효과가 빠르긴 해도 반복 시술 시 부작용 위험이 있다고 해서 저는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의 부작용으로는 피부 위축, 피부 변색, 힘줄 퇴화나 파열 등이 있을 수 있으며, 대한정형외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3회 이상 반복 주사 시 힘줄 손상 위험이 높아진다고 합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만약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이 없거나 증상이 너무 심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수술은 손바닥에 1cm 정도만 절개하고 A1 pulley라는 힘줄 통로를 열어주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인데, 여기서 A1 pulley란 손가락 힘줄이 통과하는 터널 같은 구조물을 말합니다. 이 통로를 열어주면 힘줄이 마찰 없이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염증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다만 오랫동안 손가락을 제대로 펴지 못한 경우엔 수술 후에도 관절에 무리가 남아 통증이 지속될 수 있으니,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극단적으로 골프를 완전히 끊었지만,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고통이 심하게 느껴져서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한 겁니다. 모든 분이 저처럼 할 필요는 없겠지만, 증상이 일단 느껴지면 무리하지 말고 손가락을 최대한 쉬게 하면서 빨리 정형외과 전문의를 만나보길 권합니다. 의사와 상담 후에 내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고, 그에 맞춰 손을 아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평생 손가락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불편할지 생각해 보고, 오늘부터라도 조금씩이라도 손가락을 쉬게 해 주시길 바랍니다.
참고: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574